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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너무 중요해요.(13-18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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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8-10-04 10:34:22
내용

친구가 너무 중요해요.(13-18세)

 

 

                                                                               안 희정박사

 

청소년기 시기는 부모의 규칙보다는 또래 친구들의 규칙과 말이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친구를 잘 사귀는 일이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갈등이 생길 때 서로를 탓하고 비하하는 말을 서슴지 않고 하는 친구들에게 상처를 받고 상담실을 찾는 아이들이 많다. 학교까지 그만두겠다고 하니 이럴 때 부모도 어찌할 바를 몰라 암담해하고 당황스럽게 된다. 자녀의 친구들을 일일이 만나 친하게 지내라고 할 수도 없고(부모가 청소년기 때 이렇게 하면 때론 부작용도 생길 수 있어 심사숙고해야 한다), 무조건 전학을 요구하는 자녀의 말대로 집을 통째로 움직이는 것도 너무 힘들고 현실적인 문제가 많이 따르게 되어서 참으로 난감하다. 그래서 “친구가 뭐 그리 중요하니? 곧 중학교 끝나니까 참아봐.”, “곧 대학가면 괜찮아질 거야, 조금 만 견뎌라.”, “시끄러, 별 중요한 문제도 아니구만.”이라고 말하게 된다. 이렇게 말하는 부모도 이도 저도 어떻게 할 수 없어 답답해서 하는 말이겠지만, 아이는 친구 문제가 제일 큰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어 그 말은 씨도 안 먹히는 말이며 자녀에게는 아무 도움이 안 된다.

 

이렇게 중요하게 자리 잡은 자녀의 또래관계의 중요성과 영향력을 먼저 받아들이고 이해하려는 부모의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더 낫다. 또래로부터 거부당하는 경험이나 친구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자녀에게 충분한 관심과 격려와 애정을 보여주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어쩌니? 친구 문제로 우리 **이가 너무 힘들구나.”,“아이, 엄마도 그 말을 들으니 속이 참 상한데, **가 정말 속상했겠네.”등등.

 

부모도 청소년기 때 학교에서 하루 종일 같이 있었던 친구와 또 집에 와서 전화로 수다를 떨며 즐거워했던 기억이 있고 친구문제로 고민이 되어 밤을 새 본 경험이 한두 번 정도는 있지 않은가? 요즘에는 핸드폰의 발달, 인터넷의 발달로 친구관계가 더 중요해졌다. 내 딸도 뭐 그리 공사다망하신지 가족과 외식을 하고 있는 중에도 친구와 문자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시대가 그러니 그 또한 받아들이고 있다. 문자를 너무 많이 해서 한계가 다 되었는지 어느 날은 콜렉트 콜로 나에게 전화하기도 한다. 그러면 나는 ‘그래, 그렇게 함께 떠들 수 있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어 정말 다행이다’싶다. 그러면서도 중요할 때, 잠시 전화기를 꺼두어야 할 때는 문자나 핸드폰을 꺼두기를 충고한다.

 

나도 그 시절 만난 친구들과 평생친구로 잘 지내고 있고 인생의 재미와 즐거움, 슬픔, 고민을 함께 나누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분명 내 딸도 그렇게 살 것 같아 마음이 든든하다. ‘친구란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자’라는 뜻이라는 인디언 속담도 있듯이 청소년기의 중요한 발달 과제는 친구 사귀기다. 이것을 받아들이고 이해해주는 부모의 태도가 필요하다. 점차 내 곁을 떠나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는데 그것 보다는 사회적인 활동을 내 자녀가 시작했다고 보면 어떨까? 어차피 자녀를 잘 키워 훌륭한 사회인으로 만들고 싶은 욕구가 우리 부모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니까!

 

많이 들었듯이 이 시기는 자아정체감이 형성되는 시기이다. 그런데 자아정체감이 형성되기 보다는 ‘이제 시작 ~ 죽 계속(대학생, 또는 성인이 되어서도)’인 것 같다. ‘내가 누구지? 무엇을 하며 살 것인데?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대학은 어디를 갈 수 있을까? 우리 부모는 왜 사이가 안 좋을까? 나의 키와 외모는 왜 이렇지? 나라가 지금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지?’등 스스로에게, 가정에게, 사회에게, 타인에게 질문과 의문이 많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런 질문을 부모가 함께 대답하고 생각을 나누고 서로를 존중하면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쓸 데 없는 생각하지 말고 공부나 잘해! 네가 왜 나라 걱정을 하고 있어. 너나 잘 하세요?”, “키와 몸무게가 뭐 그리 중요해!”,"너 정도 외모면 괜찮거든요","친구가 밥 먹여주니 딴 아이와 놀아!"라고 하면 아이들은 고민들을 부모와 함께 나눌 수가 없다. 자아정체감을 형성해 나가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와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있느냐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래서 친구들이 중요하고 선생님들이 중요하고 함께 사는 가족이 중요하다.

 

자아정체감을 잘 형성해 나가기 위해 자신의 의사결정을 스스로 해 나가고, 잘 선택한 경험이 늘어나며, 결정하는 것에 대한 책임도 서서히 늘어나야 할 시기다. 또한 그전에는 부모의 의사가 더 중요했다면 이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해 나가면서 그동안 밀착되었던 부모-자녀 관계에서 서서히 독립을 경험하는 것도 필요하다. 때론 부모와 갈등을 겪어 나가면서 대립도 해보고 다시 화해하고 서로의 잘못한 것을 미안해 가며 사랑의 표현도 하고 해서 다시 자신의 생각과 모습을 형성해가며 자신에 대한 정체감을 하나씩 둘씩 쌓아가는 것을 해야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그런데 지금은 공부로 인해 이 모든 것들이 미뤄지고 연기되고 있다.

 

내 연구소 아래층에 돌을 축하하며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들어와서 매주 주말이면 돌잔치가 이루어진다. 그럼 그 전날부터 부모들이 엘리베이터 안 유리벽에 예쁜 아이의 사진과 부모가 누구인지를 밝히고 꾸며 코팅까지 해서 붙여 놓고 손님들을 맞는다. 문구를 보면 “우리의 보물 **이의 첫 생일”, “하늘이 보내 준 천사 **”, “세상을 밝혀 줄 **이의 첫 생일”등 정말 재치있고 아름다우며 예쁜 이름을 다 붙여서 아이의 첫 생일을 축하해 준다. 이 모습을 보면 ‘나도 저런 때가 있었는데~~ ’ 하며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나온다.

 

청소년기를 보내는 아이들도 분명 저렇게 예뻐서 어쩔 줄 몰라 했던 시기가 있었지 않은가? 그런데 똑같이 예쁜 아이가 왜 그리 미운 아이, 문제 덩어리가 되어버렸을까? 혹시 부모의 시각이 바뀐 것은 없을까? 무엇을 잘해야, 나에게 어떤 행동을 해서, 공부를 안 하니까 등 어떤 조건들이 하나씩, 둘씩 생겨 이제는 그 조건을 채워야 예쁜 자녀, 좋은 자녀가 된 것은 아닐까? 나도 가끔 이런 고민들을 한다. 물론 돌 때처럼 무조건 아이가 예쁠 수는 없다. 그리고 그 때처럼 아이도 가만히 해 주는 대로 있거나 방실대고 울고 싸고 자고 그럴 수는 없다.

 

청소년기 자녀에게는 더 큰 사랑이 필요한 시기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의 수용능력도 더 커져야 한다. 갈등을 해결하고 해소할 수 있으며 즐거운 경험도 할 수 있고 나누기 위해서 더 부모가 노력해야 하는 시기이다. 가족에 대한 추억도 만들어야 하는 시기다. 아동기에는 열심히 여행을 하다가도 자녀가 청소년기만 되면 모든 것을 정지하고 공부에만 올인하는 부모들이 많다. 물론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것도 잘 안다. 나도 그 길을 얼마전까지 걸었으니까. 하지만 가다 가다 숨을 돌리고 가야 아이들이 이 시기에 큰 문제없이 잘 지나가는 것이다. 무조건 공부에만 올인해서 시키다가는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될 것인가는 보지 않아도 느낄 수 있지 않은가!

 

아들인 경우는 말 수도 많이 줄어들 것이다. 그 또한 현명하게 재치있게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 자신 만의 시간이 필요할 시기이니까! 그러면서도 관계가 소원하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딸들과도 갈등을 많이 일으켜 “엄마와 싸웠어요. 아빠가 불편해요”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많다. 이럴수록 사춘기를 호되게 겪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가족 모두가 힘들 수 있다.

 

이럴 때 일수록 부모는 더욱 온화하고 격려하며 수용해 주는 부모의 태도를 가져야 한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라는 명언도 있듯이 언젠가 적어도 고등학교 시기가 끝나면 조금 더 좋아질 것이라는 것을 스스로 최면을 걸어서라도 이 기간을 잘 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가 정서적인 힘이 있어야 이 기간을 잘 보낼 수 있다. 부모 자신의 정서적인 힘이 어느 정도 있나 살펴보고 고갈되지 않도록 스스로를 잘 보살피도록 하자. 그래야 청소년기 자녀도 잘 보살필 수 있다. 부모의 정서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우리 부모들이 건강한 정서를 가져야 한다. 부모도 이 시기의 자녀를 양육하는 것이 아주 힘이 들기 때문이다. 서로의 힘듦을 알아주고 표현하며 사랑으로 감싸서 시기를 건강하게 잘 지나가도록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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