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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7세 아이의 부모
닉네임
관리자
등록일
2013-06-04 10:31:13
내용

가르치며 지켜보자(3-7세)

 

 

                                              안 희정 박사

 

딸이 어린이 집을 36개월부터 다니기 시작했으니 그 아이의 사회생활도 참 빨랐다고 생각된다. 딸이 그 전에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5살 정도 되니까 자신이 입고 싶은 옷만 골라 입고 내가 입히려고 하는 치마는 안 입으려고 했다. 불편해서 안 입으려고 한 것 일 수도 있지만 예쁜 원피스나 치마를 입히고 싶은 엄마로서의 욕구가 있었기 때문에 아이를 달래서 주일날만이라도 치마를 입게 했다. 아마도 다른 사람들이“아이가 참 예쁘네요.”하며 말해주는 것이 엄마로서 기분 좋은 일이었다.

 

어느 날 상담 교수님과 점심 식사를 하며 아무 생각 없이 “교수님, 제 딸은 치마 입는 것을 너무 싫어해요.”라고 말을 꺼냈다. 그랬더니 교수님께서“그것 엄마 문제인 것 같은데.”라고 말씀하신다. 아이가 치마 안 입는 것을 이야기 했는데 내 문제라니? 나는 당황했다.“왜 치마를 입히는 것이 중요한 문제인가 잘 생각해 보세요. 엄마가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고 싶어서가 아닌지.”집에 돌아와서 곰곰히 생각해 보니 교수님의 말씀에 일리가 있었다. 직장 다니는 엄마라 아이를 신경 못 쓴다는 소리를 듣기 싫었고 아이를 예쁘게 입힌다는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렇게 보니 내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후 나는 더 이상 딸과 치마 입는 문제로 옥신각신하며 시간을 보내지 않기로 선택했다. 어차피 커서 자신이 입고 싶으면 그때 많이 입어도 될 것이고 바지를 좋아하니까 귀엽고 센스있게 입히면 될 일이었다. 그래서 초등학교시기에 치마를 입힌 적이 없다.

 

중학생이 되자 딸의 걱정은 교복 치마를 입는 것이었다. 교복을 사러갔을 때의 일이다.“엄마, 중학교는 꼭 치마를 입어야 하나? 바지는 안 돼?”, “바지 입어도 돼. 그런데 다른 아이들이 많이 안 입어(참고로 내 딸은 다른 사람들보다 튀는 것을 안 좋아했다. 지금은 좀 달라졌지만).”, “그럼 좀 튀겠네!”, “아마도. 그렇겠지? 어떻게 할래? 치마 살까? 바지 살까?”그것을 보고 있던 판매하는 아주머니가“학생, 다 치마 입는데. 바지는 조금 안 예뻐.”라고 말한다. 딸은 뭔가 큰 결정을 했다는 듯이 숨을 크게 들이쉬더니“치마 주세요.”한다. 이렇게 해서 나는 딸이 치마있는 모습을 6년만에 보게 되었다. 처음 스타킹을 신을 때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엽고 재미있고 대견했는지 모른다. "아이, 왜 이렇게 스타킹 신기가 힘들어!”이 모습에 남편과 나는 낄낄대며 아이 스타킹 신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대학 가서는 아마도 예쁜 치마를 자신이 선택해서 입을 것 같다. 요즘 가끔 친구가 원피스를 입었는데 예쁘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보니 자신도 한 번 입어 볼 것 같다.

 

세 살에서 칠세의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녀의 자율적 시도를 믿고 맡기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는 아이가 자기 스스로 해보겠다는 것이 많아질 때다. 부모는 훈육하는 일이 많아져 '훈육자(discipliner)'의 역할을 하는 시기다. 자녀가 불안을 느끼지 않고 새로운 환경을 주도적으로 탐색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아이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도록 부모가 질문 또는 대답해 주어야 한다. 가르칠 것을 가르치면서도 지켜볼 수 있는 부모의 여유가 필요하다. 느리고 틀리고 흘리고 시간이 걸려도 자녀의 시행착오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아야 한다. 자녀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세상을 씩씩하게 살기를 바란다면 스스로 해 보려고 할 때 해 볼 수 있게 놓아두고 지켜보라. 그래야 그 시기의 발달 과제인 주도성이 길러진다. 자신이 해보다가 정말 스스로의 힘으로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도움을 요청할 때 그 때 부모가 해 주도록 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에게는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이리 내, 엄마가 해 줄게!”,“ 시간이 너무 걸려서 안 되겠다. 엄마가 해 줄께”이렇게 하다보면 대학생이 되어서도 수강신청을 해 주는 부모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예전에 이런 대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말을 듣고 함께 있던 교수들과 혀를 찬 적이 있었다. 정말 내 자녀를 마마보이, 마마걸로 만들고 싶은가? 그렇지 않다면 스스로 해 보는 것을 이 때부터 가르쳐야 한다.

 

또한 자녀의 사회성 발달을 위해 또래와의 상호작용 기회를 늘려주어야 한다. 공부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는 사회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적응을 잘하고 친구를 잘 사귀는 것을 자연스럽게 몸에, 마음에 익혀야 한다. 이때부터 점차 사회성이 길러지게 된다. 토라지고 다시 화해하고 양보하고 친해지고 그래서 친구와 함께하는 즐거움을 더 경험하게 될 것이다. 다른 사람에 대한 입장도 알게 되는 나이라 공감력도 생긴다. 누구를 때리면 그 사람이 아파서 그렇게 하면 안 되고 나도 맞으면 안 되고 사이좋게 친구와 지내는 것을 배우게 된다. 친구와 나누어 먹는 법도 배우는 것이 바로 이 때이다. 이렇게 사회성은 오랜 시간을 두고 하나씩 하나씩 키워지는 것이다. 부모는 기회를 제공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 부모 자신도 아이들 친구 부모와 통성명을 하고 잘 지내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모델링이 될 수 있다.

 

나도 내 딸이 어렸을 때 빌라에 살았는데 퇴근해서 빌라 앞에 들어가면 같은 또래를 키우는 젊은 엄마들이 모여 삼겹살을 함께 구워 먹곤 하는 것을 보고 나도 한 젓가락 얻어먹고 놀다가 집에 들어가곤 했다. 이 시기에는 유치원의 각 행사에 부모도 함께 하며 부모로서의 뿌듯함을 느끼기 시작하게 될 것이고, 아이도 무언가 잘 해보고 싶은 의지도 점차 생기는 시기이다. 서서히 말도 통하고 갈등도 나타나는 시기로 부모 자신의 힘를 기르며 자녀 양육에 대한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 지금부터 계속 아이는 자랄것이고 부모 역시 자녀발달에 따른 공부를 해야 한다. 꼭 이 방법만의 통한다라고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하면 부모-자녀 관계가 좋게 살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이 있다. 부모교육을 받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지금은 얼마든지 교육이 가까이에 있는 시대다. 부모교육을 하다보면 엄마들이 이렇게 말한다. "교육을 받으면 얼마 정도는 신경쓰고 자녀에게 하는 데 그 다음은 다시 똑같아요. 약발이 떨어진거죠" 그럼 나는 "약발이 떨어졌다는 것을 아는 것도 중요해요. 그래야 다시 교육을 받죠" 그렇게 모두 함께 큰 소리를 내서 웃는다. 자 힘내서 공부합시다. 부모로서의 자녀이해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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